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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클리닉 박하선과 윤상현 케미스트리 박하선과 윤상현, 자연스럽고 진심 어린 케미스트리김진영 감독이 박하선, 윤상현과 함께 새 작품을 만든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꽤 큰 기대감을 가졌다. 드라마와 코미디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 온 두 배우가 김진영 감독과 손을 잡았다니, 뭔가 특별한 감성이 담긴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처음에는 정보가 많지 않았지만, 이 세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 만했다. 화려한 프로모션 없이도 감정과 공감, 그리고 입소문을 통해 끌어당기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보고 나서, 나는 깊은 인간미가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고 느꼈다. 예상외의 흥행 가능성을 지닌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 블록버스터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때로는 조용한 이야기일수록 더 오래 마음에 남는.. 2025. 7. 21.
대무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장르적 결합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장르적 결합이한종 감독이 연출하고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영화 대무가의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어떤 영화일지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 한국 영화에서 초자연적 장르는 언제나 도박이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고, 아예 관심 밖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었다. 전통과 신비주의, 현대적 긴장이 어우러진 강렬한 서사 속에 어딘가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이건 단순한 컬트 영화가 아니라, 의외의 흥행작이 될 수도 있겠다. 전통과 트렌드를 아우르는 장르적 결합, 박성웅의 압도적인 존재감, 그리고 문화적 뿌리를 기반으로 한 공포 영화로서의 독특한 매력. 이 세 가지는 대무가가 예상외의 흥행을 이끌 수 있는 핵심 포인트라고 본다. 대무가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한.. 2025. 7. 20.
제보자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실화 기반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실화 기반어떤 영화는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우리를 질문하게 만들고, 되돌아보게 하며, 깊은 내면을 흔들어 놓는다. 임순례 감독의 제보자(2014)는 제게 그런 작품이었다.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과학계 실화 중 하나였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제보자는 화려한 시각 효과나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윤리와 언론, 그리고 양심 고백의 용기를 다룬 정통 저널리즘 스릴러로 풀어간다. 2000년대 중반 그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보는 일은 마치 우리 모두가 겪은 집단적 상처를 다시 마주하고, 그것을 좀 더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험이었다.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가진 흥행 요인.. 2025. 7. 19.
미나리 국경을 초월한 진정성 국경을 초월한 진정성처음 미나리를 봤을 때, 울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끝날 무렵, 어두운 방 안에서 조용히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던 제 자신을 발견했다.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 배우가 출연한 이 작품은 전통적인 흥행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멀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대형 할리우드 마케팅도 없었다. 그런데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섯 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윤여정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제 관점에서 미나리의 흥행 포인트는 바로 그 거짓 없는 감정, 이민자의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강력한 연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하나씩 설명해 본다. 미나리를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이 이야기가 얼마나 개인적인 동.. 2025. 7. 18.
밀양 작품을 넘어선 전도연의 연기 작품을 넘어선 전도연의 연기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넘어 도전하게 만들고, 흔들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나에게 밀양이 그랬다. 이창동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과 송강호라는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2007년 작품은 전형적인 흥행작과는 거리가 멀었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도 없으며, 시각적으로 화려한 연출도 없다. 그런데도 조용한 힘으로 단연 돋보였다. 처음 봤을 때, 밀양은 상업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감정적으로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속도는 느리며, 분위기마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이 이 작품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든다. 즐겁게 하기보다는,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예술성.. 2025. 7. 17.
왕의남자 이준기 파격적인 데뷔 이준기의 파격적인 데뷔와 젠더 표현의 전환점2005년 겨울을 떠올리면, 내 기억 속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떠오르는 왕의 남자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감우성과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었다. 극장에는 연일 몰렸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야기로 들끓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극장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저예산 사극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결국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역사상 손꼽히는 흥행작이 되었다. 왕의 남자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단연 이준기의 공길 역이다. 당시 대부분 남성성이 강한 캐릭터와 액션 중심의 서사 구조가 주류였다. 그런 시점에서 이준기가 연기한 여성적이고 조용한 광대는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 2025.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