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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작품을 넘어선 전도연의 연기 작품을 넘어선 전도연의 연기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넘어 도전하게 만들고, 흔들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나에게 밀양이 그랬다. 이창동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과 송강호라는 한국 최고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2007년 작품은 전형적인 흥행작과는 거리가 멀었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도 없으며, 시각적으로 화려한 연출도 없다. 그런데도 조용한 힘으로 단연 돋보였다. 처음 봤을 때, 밀양은 상업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감정적으로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속도는 느리며, 분위기마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요소들이 이 작품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든다. 즐겁게 하기보다는,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예술성.. 2025. 7. 17.
왕의남자 이준기 파격적인 데뷔 이준기의 파격적인 데뷔와 젠더 표현의 전환점2005년 겨울을 떠올리면, 내 기억 속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떠오르는 왕의 남자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감우성과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었다. 극장에는 연일 몰렸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야기로 들끓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극장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저예산 사극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결국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역사상 손꼽히는 흥행작이 되었다. 왕의 남자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단연 이준기의 공길 역이다. 당시 대부분 남성성이 강한 캐릭터와 액션 중심의 서사 구조가 주류였다. 그런 시점에서 이준기가 연기한 여성적이고 조용한 광대는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 2025. 7. 16.
비열한거리 조인성의 인생 연기를 담은 캐릭터 조인성의 인생 연기를 담은 캐릭터처음 비열한 거리를 봤을 때, 그건 야망, 충성심, 배신이라는 감정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 남자의 처절한 이야기였다. 유하 감독이 연출하고, 조인성이 주연을 맡아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이 보여준 거친 폭력성과 스타일리시한 연출뿐 아니라 의외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서사 구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2006년에 개봉한 비열한 거리는 약 21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준수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지속적인 영향력은 훨씬 더 깊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열한 거리의 중심에는 조인성이 있다. 그가 연기한 병두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중간 보스급 건달로, 무너져가는 도덕성과 생존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조인성의 이미지와 연기 스펙트.. 2025. 7. 15.
계시록 과감한 장르 실험 기존 스릴러 공식을 깬 과감한 장르 실험류준열과 신현빈 주연의 계시록이라는 묵직한 제목을 보고 자연스럽게 높은 기대가 따라붙었다. 종교적 우화일까? 디스토피아 이야기일까? 아니면 더 추상적인 무엇일까? 예고편이 공개되고, 초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명확해졌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공식적 스릴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은교, 사라진 밤 등 복잡한 캐릭터와 어두운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계시록은 도덕성, 신앙, 죄책감을 둘러싼 감정적으로 밀도 높은 심리극을 표방한다. 내 개인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 작품은 2025년 한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잠재력이 있다.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주요 요소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스릴러 장르가 넘쳐난다. 그러나 계시록이 흥미로운.. 2025. 6. 4.
방관자들 고수와 이희준의 존재감 고수와 이희준의 존재감처음 방관자들의 예고편을 봤을 때 나는 곧바로 이 작품에 끌렸다. 고수와 이희준이라는 캐스팅만으로도 기대감이 높았지만 진짜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 오싹한 설정이었다. 범죄를 목격한 자가 방관자로 전락하면서 죄의식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 스릴러로 과장되지 않은 리얼리즘 속에서 묵직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스릴과 긴장감을 유지한다. 내 입장에서는 겉으로는 대형 흥행작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지적인 스릴러를 원하는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관자들의 가장 강력한 첫인상은 무엇보다 탄탄한 캐스팅이다. 백야행, 루시드 드림 등에서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보여준 고수는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탁월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범죄를 우연히 목격한 뒤.. 2025. 6. 2.
브로커 기대 이상을 보여준 스타 캐스팅 기대 이상을 보여준 스타 캐스팅2022년 브로커가 개봉했을 때, 저는 그저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정도로 생각하며 관심을 가졌다. 송강호, 강동원, 그리고 아이유(이지은)까지 조합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어느 가족이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작품을 통해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줬던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엔 한국의 베이비박스라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배경으로 따뜻하고도 뼈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자극적인 전개나 전형적인 눈물 유도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 대신 제가 만난 건 임시로 만들어진 가족 구원의 여지 그리고 인간적인 유대를 조용히 그려낸 한 편의 시였.. 202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