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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박신혜와 전종서, 두 배우의 강력한 존재감

by 멀티보스 2025. 5. 7.

박신혜와 전종서, 두 배우의 강력한 존재감

콜이 주는 인상 중 가장 강력한 요소는 단연 박신혜와 전종서, 두 배우의 존재감이다. 이충현 감독의 2020년 작품인 콜은 단순한 반전 스토리를 넘어,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무겁고도 압도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특히 두 주연 배우의 이름값은 개봉 전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는 흥행을 위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박신혜는 상속자들, 살아있다 등으로 이미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로, 그녀의 참여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관객 확보는 보장된 셈이다. 그녀가 맡은 서연이라는 캐릭터는 과거에서 걸려온 의문의 전화로 인해 현실이 뒤바뀌는 중심 인물로, 극 중 불안과 공포, 혼란을 겪는 감정선을 박신혜는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반면, 전종서는 버닝을 통해 데뷔와 동시에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배우로, 콜에서는 영숙이라는 예측불가능한 캐릭터를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녀는 불안정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인물로, 전체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한다. 이처럼 대조적인 두 인물이 스크린 속에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심리전은 단순한 연기 호흡 그 이상이며, 서스펜스와 스릴의 중심축으로 기능한다. 대중성을 지닌 스타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두 배우의 조합은 한국 영화계에서도 보기 드문 흥행 공식으로, 콜의 완성도와 상업적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우 중심의 흥행 전략은 단지 이름값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극의 완성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스릴러와 타임슬립 SF의 절묘한 결합

콜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스릴러와 타임슬립 SF 장르를 절묘하게 결합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에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긴장감을 주는 스릴러도, 미래 과학을 다룬 전형적인 SF도 아니다. 전화 한 통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며, 시간의 흐름이 뒤바뀌고 현실이 완전히 달라지는 설정은 극적인 몰입을 이끌어낸다. 이런 복합적인 구조는 자칫하면 이해를 방해하고 대중성을 해칠 수 있지만, 콜은 감정의 흐름을 중심에 둠으로써 이를 극복한다. 극 중 인물 간의 심리적 대립과 감정선이 스토리를 견고하게 지탱하며,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서 인간적인 공감과 몰입을 유도한다. 특히 박신혜와 전종서가 만들어낸 심리전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사로잡는다. 최근 기생충, 사라진 밤 등 장르를 융합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강조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콜 역시 이러한 흐름에 완벽히 부합하는 작품이다. 만약 당시 상황이 달라 넷플릭스가 아닌 극장에서 개봉되었고, 이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 뒤따랐다면, 충분히 흥행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복합장르로서의 완성도와 감정 서사의 균형이 뛰어난 콜은 극장 상영이 아쉬운 수작이다.

시각적 긴장감과 음향 연출의 정점

비록 콜은 스트리밍으로 공개되었지만, 제작 퀄리티만큼은 극장에서 상영되었어야 할 수준이다. 어둡고 차가운 색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세트 디자인, 조명까지 모든 장면이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다. 저는 집에서 관람했지만, 극장의 사운드와 어두운 공간에서 이 봤다면 훨씬 더 몰입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편집과 음악이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대부분의 스릴러 중반에 늘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콜은 리듬감 있게 전개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감독은 호흡을 세심하게 조절하면서 끝까지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유지한다. 개인적으로는 물리적인 감각, 소름, 심장 박동 같이 이끌어낼 때 극장 상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데, 콜은 그 조건을 완벽히 갖췄다. 이런 요소들이 바로 극장 흥행에 영향을 주는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콜은 흥행 기회를 놓친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작품의 문제라기보다는 시기와 유통 방식의 아쉬움 때문이다. 박신혜와 전종서의 열연, 장르를 뛰어넘는 독창적인 구성, 그리고 뛰어난 연출력은 극장 흥행의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극장 개봉만 이뤄졌더라면, 평단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상업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거다. 예술성과 산업적 가능성을 모두 아끼는 입장에서, 콜은 단순히 ‘잘 만든 영화’가 아닌 ‘흥행했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