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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배우의 힘, 그리고 그 이상의 깊이

by 멀티보스 2025. 5. 14.

장르만 로맨스

배우의 힘, 그리고 그 이상의 깊이

류승룡과 오나라 주연의 2021년 장르만 로맨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어떤 장품일지 예상하기 어려웠다. 원제에서 풍기는 다소 익살스러운 뉘앙스처럼,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비틀어 자신을 소개한다. 코미디와 인간 드라마가 적절히 섞인 장르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작품은 관계, 창작, 그리고 재시작이라는 주제를 신선하고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다가왔다. 장르만 로맨스는 대규모 상업영화처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정서적 공감을 끌어내며 적지 않은 흥행 성과를 거두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흥행 포인트는 역시 캐스팅이다. 류승룡은 7번 방의 선물, 극한직업등 수많은 대작을 통해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다. 이번에도 그는 화려했던 시절을 지나 슬럼프에 빠진 작가 역할을 맡아, 기존의 유쾌한 모습과는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유머와 따뜻함, 그리고 위태로움이 공존하는 연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오나라는 SKY 캐슬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이후, 이 작품에서는 또 다른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인다. 류승룡과의 케미는 매우 자연스럽고 현실적이며, 두 사람의 관계는 전반에 걸쳐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흥행 관점에서 이 두 배우의 조합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관객들은 단순히 유명한 배우를 넘어서, 자신과 닮은 인물 속에서 발견하고 공감하며 극장을 찾는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 시장은 지나치게 포장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한데, 장르만 로맨스는 그런 전형성을 벗어난 진정성 있는 연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판타지를 보여주기보다는 현실을 정직하게 비추는 거울이 된다.

장르에 대한 신선한 접근

제목인 장르만 로맨스는 장르를 빌미로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말을 건넨다. 로맨스 맞긴 맞는데, 네가 아는 그런 로맨스는 아니야. 실제로 단순한 연애담이 아닌, 다양한 관계를 그리는 옴니버스형 드라마에 가깝다. 로맨스를 해체하면서도, 그 속에 숨은 진심은 놓치지 않는 접근이 내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단지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친구 사이의 우정,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심지어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까지 다양한 형태의 감정을 그린다. 특히 젊은 작가와의 서브플롯이나 LGBTQ+ 캐릭터의 등장 등은 깊이를 더하며, 특정 국한되지 않고 보다 넓은 층에게 다가가는 데 기여했다. 이처럼 넓은 감정선은 흥행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연인끼리 보기 좋은 작품인 동시에, 친구들과도 함께 볼 수 있고, 중년층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을 공감할 수 있는 다가갔다. 다양한 아우르는 이 다층적인 매력은 특별한 경쟁력이었다.

창작자들에게 건네는 위로

장르만 로맨스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지점은 창작이라는 테마였다. 주인공은 슬럼프에 빠진 중견 소설가로, 그가 겪는 작가로서의 고뇌, 자존심, 그리고 성공의 의미에 대한 혼란을 따라간다. 보통 작가를 다룬 자칫 자기중심적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더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감을 다시 얻는다는 건 무엇일까?, 정점이라고 생각한 지점 이후에도 인생은 계속될 수 있을까?, 예술뿐 아니라 삶에서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질문들이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깊이를 선사한다. 이러한 감성적이면서도 성숙한 스토리텔링은 특히 도시에 사는 직장인이나 창작 계열 종사자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비록 대중적 대다수는 아니지만,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술작품 같은 감성이지만, 대중에게도 친숙하게 풀어낸 방식이 입지를 다지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장르만 로맨스는 류승룡의 기존 흥행작들처럼 대형 기록을 세우진 않았지만, 목표한 바에는 충분히 도달했다. 냉소적이지 않으면서도 위트 있고,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진심이 느껴졌다. 틀에 박힌 로맨틱 코미디의 홍수 속에서, 더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이야기로 차별화되었다. 내가 본 흥행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와 존재감, 장르를 뛰어넘는 이야기 구성과 다양성, 그리고 창작자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정서적 진정성. 만약 아직 보지 않았다면, 장르 때문이 아니라 그 진심 어린 이야기 때문이라도 한 번쯤 감상해 보길 권한다. 장르만 로맨스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삶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진짜 감정을 다룬 내용이다.